언론보도 The Society for EAST SEA

    [조선일보][발언대] 'East Sea(동해)'를 세계지도에 올리자
    • 작성일2019/01/0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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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대] 'East Sea(동해)'를 세계지도에 올리자

    입력 2013.08.29 03:49 | 수정 2013.08.29 06:01

    석동연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
    8월 22~24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개최된 제19회 동해 지명과 바다 이름에 관한 국제세미나에 다녀왔다. 사단법인 동해연구회·동북아역사재단·이스탄불대학교가 공동 주최한 이 행사에는 4개 대륙 15개국에서 30여명의 지명(地名) 전문가들이 참석, 동해 표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개선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 국제세미나는 세계 바다 이름 제정의 원칙과 사례, 지명 분쟁 해결을 위한 국제법적 관점에 관한 논의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동해 표기 문제 논의를 활성화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시사점을 찾는 기회를 제공해 왔다. 이번 세미나에서 각 문화권과 언어권에서 사용하는 지명을 존중하는 추세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이에 따라 지명을 병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은 고무적이었다.

    우리 애국가는 '동해'로 시작한다. 그만큼 이 명칭에는 우리 민족의 애환이 녹아 있다. 동해는 역사적으로도 우리 민족이 2000년 넘게 사용해온 명칭이다. '삼국사기'의 고구려 시조 동명왕(기원전 50년경)에 관한 기사에서 동해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한다. 또한 414년 고구려의 장수왕이 부왕인 광개토대왕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운 광개토왕비에서도 동해가 명기되어 있다.

    일제 강점기인 1929년 국제수로기구(IHO)에서 세계 바다의 경계와 명칭을 표준화하면서 '해양과 바다의 경계'라는 해도(海圖) 지침서를 발간했는데, 이 책자에 동해 수역의 명칭이 '일본해'로 등록돼 유지되어 왔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만이 참가한 회의에서 이뤄진 결정이다.

    우리 정부는 1991년 UN에 가입한 이듬해 UN지명표준화회의(UNCSGN)에서 동해 표기 문제를 공식 제기한 이래, 지난 20여년간 각국 정부·언론사·지도제작사·국제기구 등을 대상으로 우리 입장을 반영시키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2000년 세계지도상 2.8%(일본 정부 조사)에 불과하던 동해/일본해 병기 비율이 2009년에는 28%(우리 정부 조사)에 이르게 됐다.

    현재 일본 정부는 '일본해' 외에 다른 명칭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은 한·일 간 합의에 이르기 전까지 양국이 사용하는 명칭을 모두 사용하자는 입장이다. IHO 및 UNCSGN 결의도 '지형물의 명칭에 합의하지 못하는 경우, 각각의 국가에서 사용하는 지명을 병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전 세계 지도에 동해를 표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장기적 과제이지만, 우리의 정당한 입장을 일관성 있게 국제사회에 알린다면 세계 지도에 동해(East Sea)가 표기되는 날이 반드시 오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