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표기 The Society for EAST SEA

    이슈와 쟁점

    01.

    동해 명칭의 역사성

    ‘동해’는 2천 년 이상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사용된 명칭입니다. 삼국사기 동명왕편, 광개토대왕비, 팔도총도, 아국총도를 비롯한 다양한 사료와 고지도에서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해는 한민족의 역사, 문화, 사회 인식 속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애국가가 ‘동해’로 시작하는 것은 이를 뒷받침합니다.
    19세기 중반 이후 일본이 아시아의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이 수역은 ‘일본해(Sea of Japan)’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일제강점기인 1929년, 국제수로기구(IHO)가 「해양과 바다의 경계(Limits of Oceans and Seas」(발간번호 S-23)라는 책자를 발간할 당시 ‘Japan Sea’가 채택된 것은 일본해 명칭 확산에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1992년부터 국제사회에 동해(East Sea) 명칭을 알리기 시작하였고, 그 결과 세계 지도제작사는 ‘동해’의 역사적 정당성과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식하여 동해에 해당하는 각 언어(영어 East Sea, 프랑스어 Mer de l’Est, 스페인어 Mar del Este, 독일어 Ostmeer 등)를 사용하여 이 수역을 표기하고 있습니다.

    02.

    ‘동해’ 단독 표기가 아닌 ‘동해/일본해’ 병기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동해 명칭 이슈를 제기할 때부터 East Sea로 Sea of Japan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두 개의 명칭을 병용 또는 병기하는 것을 제안해왔습니다. 이것은 일본해가 관행적으로 널리 사용되어 온 현실, 병기를 권고하는 국제 결의, 병기의 실현 가능성 때문입니다. 두 이름을 함께 쓰는 것은 어떤 지명을 폐기하고 다른 지명을 쓰자고 주장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서 지명에 담긴 여러 다른 정체성을 존중하고, 따라서 두 이름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면서 보편적인 인류의 가치를 실현하는 길이 됩니다.

    03.

    지명 병기를 뒷받침하는 국제규범

    여러 국가에 걸치는 지형물의 명칭은 유엔과 IHO에서도 중요한 관심 사항이었습니다. 1972년 5월에 열린 제2차 유엔지명표준화총회(현 유엔지명전문가그룹의 전신)는 단일 주권을 초월한 지형물의 이름 제정 원칙을 규정한 결의문을 채택하였습니다. 이 내용은 1974년에 IHO 기술결의에 추가되었고, 다시 유엔은 1977년에 기존 결의를 수정한 결의 Ⅲ/20을 채택하였으며, 한국은 이 규범을 동해 수역에도 적용하여 동해를 일본해와 병기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IHO는 「해양과 바다의 경계」 2002년 초안(미발간)에서 이 결의를 적용하여 유럽 세 개 수역에 명칭 병기를 도입한 바 있습니다(English Channel과 La Manche, Dover Strait와 Pas de Calais, Bay of Biscay와 Golfe de Gascogue).

    명확한 규범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IHO 기술 결의 A4.2.6

    둘 이상의 국가가 특정 지형물을
    다른 형식의 이름으로 공유하는 경우,
    • - 해당 국가들이 단일 명칭을 정하는 합의에 이르도록 노력할 것.
    • - 해당 국가들이 다른 공식 언어를 가지고 있고 공동의 이름 형태에 합의할 수 없는 경우, 소축적 해도에서 기술적 이유로 금지되지 않는 한, 해당 언어들이 갖는 각각의 이름을 해도와 발간물에 수용할 것.

    유엔지명표준화총회 결의 Ⅲ/20

    • 하나의 지형물을 다른 이름으로 공유하고 있는 국가들은,
    • - 가능한 한 단일 명칭을 정하는 데에 합의할 것.
    • - 공동의 명칭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각 국가가 사용하는 명칭을 수용하는 것이 국제 지도 제작의 일반 규칙이 되어야 함. 다른 이름을 제외하면서 그중 하나 또는 일부를 채택하는 정책은 원칙적으로 비일관적이며 부당한 것으로 간주될 것임. 단지 기술적 이유에서만(예를들어 소축척 지도의 경우) 어떤 명칭이 사용되지 않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것임.
    04.

    일본의 주장과 이에 대한 반론

    Sea of Japan은 자국의 영향력 없이 국제적으로 정착된 명칭이므로 어떤 변화도 필요 없다는 것이 일본 정부 주장의 핵심입니다. 두 이름을 병기하는 것은 혼란을 일으킬 것이며, 한국 정부가 이 제안을 하는 것은 정치적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편의적 관행으로 사용되는 것을 ‘정착되었다’고 할 수 없으며, 한국인뿐 아니라 세계가 사용하고 있는 East Sea를 무시하는 것이 오히려 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두 이름에 담겨있는 각각의 정체성을 함께 존중하여 두 이름을 함께 쓰는 것은 사회정의와 교육가치를 실현하는 길입니다.

    일본 정부는 동해 수역이 대부분 공해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단일 주권을 초월한 지형물이 아니며, 따라서 병기를 지지하는 국제규범을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동해 수역은 인접 국가의 영해와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여러 나라의 주권적 권리가 적용되는 곳이라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여러 국가에 의하여 둘러싸인, 각국의 이해가 교차하는 수역에 대해서는 각국의 명칭을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동해 표기의 이슈와 쟁점에 관한 세부 내용은 다음 웹사이트와 참고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 대한민국 외교부
    • 동북아역사재단
    • 동해연구회, 2021, 『동해 명칭의 국제적 확산: 현황과 과제』, 서울: 경희대학교 출판문화원.
    • 주성재, 2021, 『분쟁지명 동해, 현실과 기대』, 서울: 푸른길.
    • 서정철·김인환, 2014, 『동해는 누구의 바다인가: 고지도에서 찾은 동해와 일본해의 역사와 진실』, 파주: 김영사.
    • 심정보, 2017, 『불편한 동해와 일본해』, 영남대학교 독도연구소 독도연구총서 18, 서울: 밥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