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The Society for EAST SEA

    [조선일보] “세계지도에 ‘동해’ 표기 더 늘리려면 구글·유튜브 등 글로벌 기업 설득을”
    • 작성일2021/11/03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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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지도에 ‘동해’ 표기 더 늘리려면 구글·유튜브 등 글로벌 기업 설득을”

    ‘분쟁지명 동해…’ 낸 주성재 교수, 17년간 동해 이름 알리기에 힘써

    최아리 기자

    입력 2021.11.03 03:00


    한반도와 일본 사이의 바다는 한국엔 ‘동해(East Sea)’, 일본엔 ‘일본해(Sea of Japan)’다. 세계지도에 이곳이 어떻게 쓰였는지는 각 나라 국민에게는 예민한 문제다. 2014년 스웨덴 가구회사 이케아가 만든 지도에 여기가 ‘일본해’라고 표기된 사실이 알려져 국내에 진출하기도 전에 불매운동이 일었다. 이케아가 즉각 수정하자 이번에는 일본 국민이 반발했다.

    유엔지명전문가그룹(UNGEGN) 부의장을 맡고 있는 주성재(59) 경희대 지리학과 교수가 내놓은 해결책은 “건건이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 두 이름을 같이 쓰는 게 필요하다는 걸 인정하고 대응하자”는 것이다. 2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주 교수는 17여 년간 국제사회에 ‘동해’라는 이름을 알리는 활동을 해왔다. 그는 최근 ‘분쟁지명 동해, 현실과 기대’라는 책을 통해 한국에서 30여 년째 이어져온 ‘동해 알리기’ 활동을 망라하고 그가 생각하는 해결법을 소개했다.

    2004년 제10회 바다 이름 국제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여하기 전까지 주 교수에게 동해는 “한국 지리학자라면 관심 가져야 하는 정도” 의미만 있었다고 한다. 그가 미국에서 유학하던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이곳을 ‘동해(East Sea)’라고 적어놓으면 주변에서 “여기는 ‘일본해(Sea of Japan)’ 아니냐”고 물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이 먼저 국제사회에 진출했기 때문에 일본해라고 쓰는 게 더 흔했던 것이다.

    1992년 유엔 지명 표준화 총회에서 한국 정부가 문제 제기를 하며 ‘동해’라는 이름이 공식 석상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선 1995년부터 사단법인 동해연구회가 바다 이름에 관한 국제 세미나를 매년 주관해 전 세계 전문가들과 해결 방안을 찾았다. 세미나를 조직한 서울대 이기석 교수가 주 교수를 초청한 게 그의 동해 이름 연구의 시작이다. 그전까지 산업의 입지 등을 다루는 경제 지리학을 전공했던 주 교수가 이후 전혀 다른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이다.

    주 교수는 “동해를 뭐라고 부르느냐 하는 문제는 ‘독도는 우리 땅’과는 다르다. 구별해서 접근해야 합리적 해결책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독도는 우리 영토가 분명하기에 양보할 여지가 전혀 없지만, 동해 명칭은 양쪽에서 다르게 부르는 걸 수용해 동해·일본해를 병기하는 게 합리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지명은 국제기구뿐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서 어떻게 불리는지도 예민한 문제가 됐다며 “구글⋅유튜브 등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용자들이 직접 정보 생산자가 될 수 있는 지금의 환경은 오히려 한국엔 유리하다”고 강조했다.